입사하자마자 갑자기
"우리 서비스 한.. 2주 뒤에 오픈할건데 이번 주에 홍보 티저 사이트를 오픈하면 어떨까요... 아 그런데... 슬로건이나 뭐 그런건 아직 없고... 서비스 화면 공개하기도 그렇고.."
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해야죠... 
개발까지 하려면 주어진 시간은 길어봐야 3일 정도, 슬로건도 마케팅 포인트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였고,
당시에는 서비스의 기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형 웹/앱 서비스도 아니었어요.

첫째날, 서비스의 가장 핵심 특징을 찾아봤어요.
정보값이 거의 없는, 신규 입사자의 눈으로 봤을 때에도 가장 명확한 것은 "논의가 발생할 수 있는 좋은 글과 오피니언이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곳". 이었어요.
이 다음엔 어떤 메시지를 누구에게 보낼 것인지 타겟을 좁혀봤습니다.

그 컨셉에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분들은 누구일지, 그리고 오픈하고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누구일지, 그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혜택은 무엇인지.

그렇게 고민하다 요청한 자료는 '서비스에서 다룰 글쓰기 주제'였어요. 이 작업이 진행되기 전까지 이 내용은 내부에서도 비공개 자료였지만 가장 핵심이 될 내용이라 관련 팀에 요청하여 티저 사이트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어떤 결과를 위해 어떻게 구성해야할지 기획했습니다. (아직 첫째날..) 
사용자가 이 사이트에 진입했을 때, 이 서비스가 오픈하면 내가 어떤 걸 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주고 가입으로 이어져야 했습니다.

위에서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빠르게 와이어프레임을 그린 후 
메시지를 담당하는 부서에 주요 메시지 컨펌을 요청하고, 개발팀과도 기능을 확정지었습니다.
둘째날은 위 내용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진행했어요.

'글과 오피니언이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키비주얼에 글, 돈, 얼룩소의 모티브를 사용하고, 키비주얼 아래에서 한번 더 글쓰기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50개의 주제를 롤링 애니메이션을 적용하여 생동감있게 보여줬습니다.

셋째날은 디자인 핸드오프하고, 무사히 그 주에 티저사이트를 오픈해 일주일 간 사전 가입으로 사용자 2,000명 이상 모았습니다.
가장 집중해야할 사람, 그리고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관련 팀의 협업이 있었고, 완성해야하는 기한에 맞게 적절한 스펙으로 디자인했던 것이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기대보다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결과물 자체만 두고 이야기 하게 되지만... 사실 어떤 이야기를 꺼내고 드러내야 할 지, 제한된 환경에서 어떻게 마무리할 지 고민하는게 디자인인 것 같아요.

함께 작업하셨던 분들 다시 한번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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